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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롤로낭] 페롤 농장당한 이야기 0 프랑스 투어판 엔딩 스포를 담고있습니다. 스포를 원치 않으시면 돌아가시는걸 추천해드립니다. 바스티유가 무너진 날 내 인생은 또 한 번 무너졌다. 차갑게 식어가는 올람프를 안고 나는 오열했다. 그러나 죽음이 거둬간 목숨은 결코 돌아올 수 없었다. 나는 그저 그곳에 박혀 울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분노한 사람들은 감옥을 무너트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이뤄진 승리였다. 승리? 사실 승리라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무너트린 감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고작 미치광이들이 몇 있었을 뿐. 소식을 듣고 나는 맥이 탁 풀렸다. 대체, 우리는. 나는. 무엇을 위해 싸워온 것인가? 고작 이런 것을 위해 싸운 것인가? 이렇게까지 싸워야만 하는 건가? 혁명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다른.. 더보기
[살리모차] 케이크 살리에리는 생일에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었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다 보면 생일이 지닌 특별함은 시들해지기 마련이었고 그러다보면 여느 날과 마찬가지인 날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그에게도 연인으로부터의 선물을 기대하는 조그마한 소망 정도는 있었다. 적어도 연인에게서 생일 축하한다는 소리 하나와 작은 케이크 정도는 기대해도 되지 않는가! 그러나 그의 기대는 보기 좋게 박살났다. 어젯밤, 급한 마감을 해야 되니 작업하러 가볼게요. 하고 사라진 뒤 연인은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다. 적어도 저녁이 되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까. 그러나 해가 서산으로 달려갈수록 기대가 자리하던 곳에 조금씩 실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마감을 상기시켜준 사람은 살리에리였기에 그는 자신의 행동을 조금 후.. 더보기
[살리모차]빈 집 그의 마지막을 지킨 사람은 나였다. 나는 그의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그의 곁에 있었다. 사신의 낫이 그의 숨통을 끊어버리고, 그의 손이 차가워지기 시작하자 나는 그를 두고 도망쳤다. 들고 온 검은 망토가 유용히 쓰였다. 바깥에는 비가 퍼붓고 있었다. 밤은 늦었고 사람은 없었다. 나는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갔다. 수석시종이 나를 맞이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잠이 들었다고 했다. 비에 푹 젖어온 나를 보고도 그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나는 조금 안도했다. "따뜻한 쇼콜라를 준비할까요?" 그가 물었다. 나는 그래달라 말했다.밤은 참으로 길었다. 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아침 일찍 입궁을 하며 나는 처음으로 내 지위를 원망했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지만 직무유기는 옳지 않았다. 점심때쯤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