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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모차] 전력 썼던 것들 2 모아두니 꽤 많네요 간만에 꿈 없는 잠에 들었다. 살리에리는 눈을 떴다. 창문에서 햇빛이 길게 들어오고 있었다. 제법 늦잠을 잤나.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머리를 울리는 고통에 살리에리는 얼굴을 찌푸렸다. 종을 치듯 머리가 뎅뎅 울렸다. “일어났어요?” 살리에리가 고개를 돌렸다. 옆을 보자 햇살과 닮은 노란 머리카락이 보였다. 살리에리가 말했다. “모차르트?” 이름이 불리자 그는 살리에리를 보고 방글방글 웃었다. “정신이 좀 들어요?” 아니 전혀. 살리에리는 생각을 삼켰다. 어젯밤 언제 침대에 누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당신이 절 눕힌건가요?” “어디까지 기억해요?” 대답 대신 질문이 돌아왔다. 살리에리는 기억을 더듬었다. 어제 술을 마신 건 기억한다. 클라이언트 하나가 알 수 없는 피드백을 주.. 더보기
[살리모차] 전력 썼던 것들 꽤 성실히 참가하다 보니까 제법 많아져서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어떻게 이럴수 있지. 이 많은 음표들을 이다지도 질서정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싶지 않았다. 저기 서 있는 치기어린 청년이 나보다 낫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가요?” 청년의 물음에 겨우 대답하는 건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 도망치듯 극장을 빠져나오며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교한 음표의 나열. 황홀한 아리아. 실력만큼이나 오만한 천재 청년. 이젠 필요없으니까요. 악보를 건네며 웃던 얼굴이 떠오르자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삶이었다. 아버지의 핍박을 받으면서도 음악을 계속했고, 재능을 알아봐준 스승이 있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스물넷에 궁.. 더보기
[살리모차] 장미 전력 60분에 장미 라는 주제로 참가한 글입니다모차르트 ts입니다. 프리마돈나에게서는 옅은 꽃향기가 났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향기였다. 살리에리는 그녀를 불렀다. "마리아?""둘이 있을땐 볼프강이라 불러주시기로 했잖아요!" 높은 톤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살리에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고민했다. 우선 사과가 먼저겠지. 그가 정중한 투로 말했다. "미안합니다. 볼프강." 샐쭉하던 얼굴이 사르르 풀어졌다.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마에스트로, 왜 절 부르셨나요?""...향수 뿌렸습니까?" 그녀의 얼굴에 잠시 놀라움이 스쳐지나갔다. 곧 그녀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예민하신데요? 맞아요. 뿌렸어요. 그럼 이제 무슨 향인지도 맞춰보실래요?"살리에리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익.. 더보기